나의 이야기/아이들 이야기

1박2일 보고 콜 따라하는 아이들

커피믹스 2010. 1. 1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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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안됐지만 작년 12월 말경에 있었던 일입니다.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고요. 애들 이야기랍니다.

아이들을 먼저 재우려고 한방에 누워있었습니다. 아이들이 금방 잠이 들지 않는지 조잘거립니다
학교에서 친구 누구가 무슨말을 했고 사촌언니랑 낮에 무슨놀이도 했다면서 조잘거립니다. 엄마는 아이들이 빨리 자기를 바라지만
애들은 할말이 많은가 봅니다. 생각해보면 옛날에 저도 그런적이 참 많았습니다.호호.

 한참 애들이 한참 조잘거리고 있는데 아빠가 회식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네요.

 " 아직 안자고 있니?"

 "네,잠이 안와서요'

술에 취해 기분이 좋은 아빠가 한턱을 쏠려고 하나 봅니다.

 " 연말이고 하니 그럼 우리 아이스크림 먹고 잘까 ?"

아이들은 '와' 함성을 지릅니다. 그러더니 초등2학년 큰애가  " 콜~~ " 이라고 합니다.

" 뭐라고? 민희야? "

아이가 조심스런 말투로

" 콜~~이라고요."  합니다.

초등2학년 입에서 콜이라는 단어가 나오니 기분이 좀 그랬습니다.
아니 초등학생이 도박을 안단 말이야? 어디서 콜이라는 말을 배웠을까?
콜이라는 말에 당황한 우리가 물었습니다.

" 콜이라고? "

' 그 말, 어디서 배웠지?


큰애가 이렇게 말합니다.

" 1박2일에서요...."

아! 그제서야 머릿속에 그림이 하나 그려집니다.

아이들과 함께 1박2일을 보는 우리들 모습. 그 모습속에 강호동씨가 큰 목소리로  "콜 ? " 

또는 1박2일 멤버모두 (김C, 이승기, MC몽 ,은지원, 이수근 )  " 콜~~~" 하는 장면이 보입니다.

아. 1박2일 프로그램에서 배웠구나. 아이들은 TV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구나. 아이들은 1박2일멤버 이름을 모두 외웁니다.
어른에 비하면 흡수력 또한 스펀지처럼 뛰어나다고 봐야겠죠. 그런 아이들에게 ' 콜 '이라는 단어를 알게 방치했다니 부모로서의
책임감도 살짝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1박 2일을 못 보게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우리가족은 1박2일을 참 재밌게 봤습니다. 지금도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두해에 걸쳐 연예대상을 탈 정도로 1박2일은 참 재밌는
국민프로임은 확실합니다. 아이 어른 할것없이 주말저녁에 1박2일의 매력에 빠져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호동이 게임을 제안할때 멤버들이나 강호동이 " 콜 ~~" 하는 것을 우리는 분명 정확히 들었습니다.
우리어른들은 아는 단어이기 때문에 아무부담없이 매끄럽게 넘겼습니다. 아이들은 모르는 단어이지만 1박2일을 보고 '콜'이라는
단어가 오케이란 뜻이다라고 받아들인것입니다. 물론 그 뜻은 맞지만 사실상 콜은 도박에서 상대방이 게임을 계속 할까요에 대한
답으로 사용하는 단어이지요. 그 ' 콜'이란 단어가 실제 상황에서는 오케이라는 뜻으로 어른들이 쓰는 일종의 은어라고 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그런 단어를 아이가 사용하고 있다니 놀라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아무래도 tv나 영화 컴퓨터등 미디어매체와 접촉이 많고 빠릅니다. 그래서 미디어매체의 영향을 빨리 받고 흡수해버립니다.
물론 나이제한이라는 등급이 있지만 1박2일 같은 경우 주말저녁 시간때에 방영이 되어 모든 사람이 보는 등급으로 제작되었다고 보아집니다.
1박2일은 어른도 아이도 모두 좋아하는 주말저녁의 해피바이러스입니다. 저는 1박 2일을 좋아하는 시청자의 한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콜'이란 단어는 미스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로서 1박2일 제작진께 부탁드리자면 '콜'같은 단어는 조금 삼가해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은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