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아이들 이야기

미션 수행할테니 용돈 달라는 아들

커피믹스 2010. 12. 2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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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둘째아들(9살)은 컴퓨터를 좋아합니다.
컴퓨터를 많이 하는 아빠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컴퓨터를 즐겨하지요.
게임을 하다보면 캐릭터나 도구를 사기 위해서 캐쉬를 필요로 하는데요
이 캐쉬는 핸드폰 결제나 온라인 입급을 해야 가능하답니다.

그래서 아들은 엄마에게 캐쉬 충전해달라고 하면 엄마가 선뜻 안 해줄걸 알고
미션을 수행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 어머니 , 캐쉬 충전해주세요 "

" 그런거 뭐하러 해 "

" 꼭 필요해요. "


" 캐쉬는 1년에 한 번 충전해 줄께 "

" .... "

아들이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
" 그러면 어머니, 10가지 미션 할 테니까 미션 한개당 500원으로 5000원 주세요."

미션을 수행하겠다니 아들이 머리를 좀 굴립니다.
제의가 재밌고 신선해서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 그래 , 좋다. 10가지 미션 수행 해봐라. "

" 네~~~ "

어떤 미션을 시킬지 고심하고 있는데 아들이 기말고사  수학 100점을 미션하나 수행한거로 인정해달라고 합니다.
아들은 얼마전에 기말고사를 쳤는데  수학은 100점을 맞았습니다.
아들이 잔머리를 굴리는 게 보이지만 아이디어가 기발해서 기말고사 100점을 미션의 하나로 인정했습니다.
시험쳐서 100점 맞았다는 건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노력이 있었다는 거니까요.

저녁을 다 먹고 tv를 보며 쉬고 있는데 아들이 두번째 미션으로 커피한잔을 타오겠다고 합니다.
식사후엔 거의 늘 제가 커피 마시는 걸 보고 있었던 터라 제가 움직이기 전에 커피를 대령해 옵니다.
아들이 타 준 커피가 적당히 진해 맛있었습니다. 앞으로 커피심부름은 계속 시켜도 되겠는걸요.


커피를 다 마셔갈 즈음 아들은 공부방으로 가서 책상에 앉아 있더니 앉아서 why 책을 봅니다.
why 책세트를 다 못 보아서 제가 매일 보라고 잔소리를 했더니 그걸 기억하고 있었나 봅니다.
why 책을 단숨에 두 권을 보아버렸습니다.
네번째 미션까지 완료했습니다.

책을 열심히 보더니 아들은 피곤하다며 샤워를 하려고 욕실에 들어갑니다.
몸 구석구석을 깨끗하게 씻고 부지런히 머리카락을 말리고 잘 준비를 합니다.
보통때는 일찍 재우려면 엄마의 잔소리가 필요한 데 오늘은 조용히 잠자리에 듭니다.

그러면서 일찍 잠자리에 드는 걸 다섯번째 미션으로 인정해달라고 합니다.
9살아이는 일찍 자야죠. ㅎㅎㅎ. 알아서 하는 미션 , 다섯번째 미션도 인정입니다.


그 다음날 아침 일찍일어나 밥상을 차리고 두권의 why 책을 읽고 한잔의 커피를 타고 어질러진 공부방을
정리하고 미션을 완수합니다.

약속대로 5000원 캐쉬를 충전해 주었습니다.

이상 우리집 아들의 10가지 미션으로 용돈 버는 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