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경상북도

다시 가 본 문경에서 토끼비리길을 걸어보니(1)

커피믹스 2011. 9. 1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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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전쯤인가 문경에 간 적이 있다.
문경새재와 드라마촬영장, 석탄박물관,철로자전거 체험을 했는데 집에 가서도 문경의 자연이 아른거렸다.
문경새재의 길과 산새는 넉넉하게 우리를 감싸주었다. 그러면서도 역사가 묻어있어서 깊이가 있는 곳이었다.
철로자전거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레일위를 운전하는 철로자전거는 시원한 문경의 숲과 강을 보여주었다.
레일위를 시원하게 미끄러지는 철로자전거는 후련함을 선사해주었다.
문경새재 도립공원안에 있는 드라마촬영장도 아주 넓고 볼 게 많았다. 기와집들사이로 걷노라니 마치 내가 조선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이도 문경이 좋았는지 문경에 다시 가고 싶다고 했다. 



2010.9.2일 문경을 다시 가게 되었다. 경남도민일보 갱상도문화학교가 주관하고 경상남도 람사르환경재단과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는 역사기행이었다.

문경에 도착하자 버스가 진남주유소에 도착했다.
여기는 몇년전 문경에 왔을때 들른 곳이다. 진남주유소 옆에 작은 편의점이 있고 조금 더 내려가면 영강이 흐르고 있고 진남매운탕이 있는 곳이다. 철로자전거를 타려고 진남역을 가려면 지나가야 하는 곳이었다.
한번 와 본 곳이라 그런지 왠지 반가웠다.


 
약 40명의 사람들이 진남주유소 옆 편의점을 지나 레이싱카트장을 지나 토끼비리길로 향하였다.

 
우리가 가는 곳이 진남교반 일원이라고 했다.  : 이곳은 1933년 대구일보사가 주최한 경북팔경 선정에서 일경으로 꼽힌 진남교반 일원으로서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옛길의 1번지답게 지난 2007년 명승 31호로 지정된 토끼비리 옛길이 있으며,길문화속에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던 주막,길손들의 안녕을 빌었던 성황당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다.이 지역은 교통관련 유적뿐만 아니라 지형상의 특성 때문에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으로서 5세기 신라가 북진정책을 펼치면서 쌓은 고모산성과 고무산성,조선시대의 관성인 석현성 등의 성곽유적이 남아있다. 한 지역에 이렇게 시대별로 다양한 문화유산이 남아 있는 곳은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숲길을 조금 들어가니 철로와 터널이 보였다.
이 철로는 철로자전거를 체험하는 곳이었다.
풀이 드문드문 자란 철로와 터널모습 앞에서 시를 한편 읖어야 할것만 같다. 


 
9월초지만 여름이 가시지 않아 땡볕에 땀이 주룩주룩 흘렀다.

 
오르막을 조금 올라가니 왼쪽엔 고모산성으로 향하는 길, 오른쪽엔 영남대로 옛길로 향하는 길이었다.

 
토끼비리 길로 가려면 영남대로 옛길로 향해야했다.
땀을 닦아가면서 성벽옆길로 접어들었다.

 
날씨가 좀 시원했더라면 상쾌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옛 선비들의 발자취를 좇아갔다.

 
토끼비리 길 입구에 도착했다.
길은 아까보다 더 좁고 오른쪽엔 낭떠러지였다.

토끼비리길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태조 왕건이 통일전쟁 중 쫓겨서 토끼비리길 정도까지 내려왔는데
도망갈 길이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토끼가 뛰어가는 걸 보고 그 길로 도망가게 되었다는 유래가 있다고 한다.
옛길 문화해설사는  동물 토끼의 유래보다도 도망치다의 경상도 사투리인 토끼다의 '토끼'가 와전된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이러한 경우가 개비리길 개가 겨우 다닐수 있는정도의 길 , 개는 물가를 뜻하고 벼랑길을 뜻하는 비리가 합쳐져서
개비리길이 된다는 설명이다.

 

좁은 길은 계속 되었다.
돌멩이가 반질반질했는데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그렇다고 했다.

 
구불구불한 길은 계속이어졌다.

 
오른쪽엔 낭떠러지.. 모두들 한줄로 줄지어 갔다.
옛선조들도 이 길을 걸었겠지.
낭떠러지 옆이지만 경관이 아름다운 길이었다.

 

일정상 토끼비리길 체험은 여기까지였다.
고모산성과 문경새재 체험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옛길에 얽힌 이야기는 그 시대를 보여준다. 현대의 길도 미래에는 그 시대속 역사를 보여줄 것이다.
미래의 길은 더 미래에 그 시대를 보여주고....

인간에게 있어서 길이란 삶의 흔적이라는 걸 , 인간 모습 그 자체를 대변하는 것이다.
결국 길 체험은 인간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 보는 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