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아이들 이야기

8년을 살아서 자신감 있게 웃기는 우리 아들

커피믹스 2010. 3.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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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에 관한 에피소드 네번째 >




서울사는 고종조카가 봄방학에 우리집에 놀러왔습니다. 고종조카는 초등학교 5학년 남자이고 아들은 초등학교 2학년생입니다.
남자끼리라 그런지 서로 마음이 잘 맞았습니다. 서로 잘 맞는지 " 사촌 브라더스 " 라면서 크로스를 외치며 장난을 치기도 합니다.
같이 게임도 하고 장난도 치면서 잠도 같이 잡니다. 남자들만의 통하는 뭔가가 있는가 봅니다.

 우리집에 놀러온지 하루쯤 지났을때 작은집에서 두돌된 조카 생일파티를 한다고 합니다. 할머니 , 할아버지, 큰엄마인 나, 큰아버지, 아이들 모두 작은집에서 만든 맛있는 생일음식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생일 축하까지 끝내고 헤어질 시간인데 작은아버지가 고종조카를 이틀밤 재운다고
합니다. 고종조카가 작은집에서 잔다고 하니까 우리아들도 형아 따라서 작은집에 잔다고 합니다.

 그 다음날 작은 아버지가 조카들 데리고 목욕탕에 갔다고 합니다. 조카들을 깨끗하게 씻긴 작은아버지는 작은어머니와 함께 점심으로 뜨거운 돼지국밥을 사주었습니다.

맛있는 돼지국밥이 나오자  고종조카가 우리아들에게 

" 너 돼지국밥 먹을 줄 알아?"

그러자 우리아들이

" 내가 8년을 살았는데 돼지국밥도 못 먹을까봐?"

라면서 맛있게 한그릇을 깨끗하게 먹어치웠다는 겁니다. 
그 말을 듣고 같이 있던 작은아버지와 작은어머니는 대화내용이 너무 너무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고 합니다.
살아온게 8년이라니요 ? 작은아버지는 40년 가까이 살아왔는데 말이죠. ㅋㅋ.

사실 우리아들 2학년이긴 하지만 또래보다는 키도 좀 작고 여위었거든요.
평소에도 잘 먹지를 않아서 조금 걱정이었습니다. 5학년인 형아가 보기에도 우리아들이 작고 어리게 보였나 봅니다.
아들 스스로도 작은것에 대해 조금 민감합니다. 그래서 키가 왜 이리 안컷냐는 이야기는 쉽게 꺼내질 못합니다.

 자존심도 엄청 강해서 누나와 딱지치기 이런걸 할때 지면 끝까지 하자고 합니다. 그래서 나중엔 져주는 시늉을 하기도 합니다.
작년 가을쯤인가 누나와 훌라후프 돌리기 시합을 했는데 처음에는 누나가 이겼지 뭡니까 ?
자극받은 우리 아들이 훌라후프 처음엔 하나도 못했는데 그날 하루종일 연습하고 그다음날도 반나절 연습하더니 결국 훌라후프를 200개 넘게
돌렸습니다. 그리고는 기뻐서 싱긋이 웃더군요.

그런 아들에게 좋아하는 형아의 말이라도  8년을 살아와서 돼지국밥 그까이꺼 먹어봤고 나를 우습게 보지말라 이거겠죠.
 
얼마전 큰애 친구 엄마들과 모임이 있어서 그 친구 집에서 모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모임에 아들 또래는 없고 누나들과 5살 남자아이들 뿐이었죠. 주로 형아들과 노는 우리 아들은 모임에 가서도 계속 징징거렸죠.

" 어머니, 집에 언제가요? "

" 좀 있다 갈꺼니까 놀아라... "

" 어머니, 유치해요." 

" 그래도 좀만 참고 놀아라. " 

결국 아들이 징징대는 바람에 식탁에 엄마들이 모인 곳에 아들이 같이 있게 하였습니다.

엄마들의 대화중에 어린 아기의 고환이 너무 커도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들이 듣고 있다가 저보다 먼저 

" 우리어머니가요 . 작은어머니 집에서요. 작은어머니 아들 @@ 고추보고 '아이고 고추 참 크네'라고 했어요. "

그러자 한 엄마가 재밌다며 웃으면서 

" 네가 우리 수준에 맞는 이야기를 해주네. 하하하 "  합니다.


마지막으로 어제 제가 집에만 있다가 슈퍼갈일이 있어서

" 밖에 날씨 춥냐 ?" 라고 물었습니다.

아들은 정확한 표현으로 

" 춥지는 않은데 바람이 세게 불어요. "  합니다.

참 정확하게 설명을 해주어서 듣는 저도 또 웃음이 나왔습니다.

아이들 키우는 재미가 아마 이런것들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