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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최초로 국악가곡을 들으러 가보니

커피믹스 2010. 9. 30.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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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에 대해 아십니까?
가곡이라하면 언뜻 떠오르는게 바로 " 내 고향 남쪽 바다 " 혹은 " 선구자 " 같은 노래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러한 가곡은 서양음악 기법에다가 우리말로 된 노랫말을 붙여서 만든 곡으로서 진정한 한국 가곡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전통이 아니라 퓨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010년 9월 29일 한국가곡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공연이 열렸습니다.
공연명은 바람도 노니는 풍류 한마당입니다. 공연은 마산 회원구에 있는 가곡전수관에서 2010년 10월 2일까지
열립니다. 가곡전수관 전통음악축제는 2006년 개관 이후 네번째를 맞고 있으며 국악전용연주장인 영송헌의 개관으로
특별히 4일간 실력있는 연주자의 공연과 다큐멘터리,학술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가곡전수관 복도에 가곡전수관에 대한 소개와 조순자 관장님에 대한 소개가 있었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 가곡전수관은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제30호인 '가곡'의 원형보전과 보급선양을

위해 정부,경상남도,마산시의 지원을 받아 2006년 9월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건립되었다. 현재 가

곡 예능보유자인 영송당 조순자 선생이 관장으로 있으며 5명의 이수자와 60여명의 전수생,문하생이 가

곡의 전승,보전에 힘쓰고 있다.2010년 9월에는 국내 최초의 가곡전용연주장 '영송헌'이 개관하면서 명

실상부한 가곡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였다.


가곡전수관장 영송당 조순자님은 서울에서 태어나 1959년 KBS 국악연구생 2기로 선발되어 국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1962년 국립국악원 연주원으로 활동하였다.1970년 결혼과 더불어 마산으로 귀향하였

다.마산에 정착한 후 가곡 실력을 인정받아 각종 공연에서 가곡을 연주하였으며 국악교육에도 열성을

다하였다.70년대부터 가곡연주와 함께 가곡의 전승보전에 노력을 기울여 2001년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 30호 가곡예능보유자로 지정.2006년 가곡전수관을 설립하게 된다. 1985년 한국예술인총연합회장에

공로상 수상하였고 2005년 제32회 한국방송대상 국악인상 수상까지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가곡전수관에 대해 대략적인 공부를 하고 공연시간까지 30여분 남았습니다.
공연장 앞에 멋진 나무 테이블과 푹신한 의자가 있는 휴식공간이 있었습니다. 휴식공간은 작은 박물관이라고 해도
무방했습니다. 

음악책에서나 볼 수 있는 전통악기가 생생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장구,북, 꽹과리,나각,징, 가야금,단소, 중소,
대금,해금, 태평소,가야금, 거문고, 산조아쟁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고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해설자 최종민(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교수)님의 풍류와 가곡에 대한 설명이 있었습니다.
곧 일요풍류회의 기악합주 '평조회상'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생애최초로 듣는 라이브 국악공연은 저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혔습니다. 여러가지 전통악기, 가야금,장구,대금, 해금,거문고 ,피리의 소리가 아름답게 어우러졌습니다. 

항상 빨리 빨리 뭐든지 급하게 서두르던 나를, 짜증을 많이 내던 나를 변화시키는 듯 했습니다.
우리 조상이 얼마나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소리 (국악공연)는 바로 수양과 여유의 음악이었습니다.


두번째 이삼스님의 대금연주는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서 아주 구슬펐습니다. 
옆에 있던 초등학교 3학년 아이는 그 마음을 울음으로 표현했습니다. 
대금연주는 슬픈 소프라노 소리 같았습니다.


세번째 가곡이 연주되었습니다.
여창과 남창과 남여창이 계속 되었습니다.
조순자님과 이동규님이 불러주셨습니다.  가곡은 느리게 길게 단어를 죽죽 빼는 것 같은 노래였습니다.
앉은 자세에서 저런 소리가 어떻게 나올까 싶을 정도로 소리는 맑게 계속 나왔습니다.

여창은 소프라노 소리 같았고 남창은 바리톤 소리 같았습니다.

가곡은 옛 선비들이 음악을 어떻게 접했는지 떠올리게 했습니다.

(가곡은 조선시대 선비들이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중인들 사이에 연행되어 왔으며 조선시대의 또 다른
성악곡인 시조,가사와 자주 비교된다.가곡,가사,시조를 묶어 정가라고 부르기도한다. 가곡은 특히 시조시를
노랫말로 하고 있어 시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가곡이 완성된 조선 후기에는 가곡,가사,시조의 향유계층과 달리
민간인 사이에 다양한 성악곡이 발달하기도 했다.19세기 말 가곡은 노래라 하였고 그 이외의 성악곡은 소리라 하여
구별하였다.예를 들어 조선후기 성악곡 중 판소리,서도소리.홋소리,짓소리등에서는 소리라는 용어가 쓰였고 가곡
에는 노래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


조순자님 이동규님의 멋진 가곡공연이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악합주 ' 별곡' 이 연주되었습니다.
전통악기 저마다의 소리가 참으로 멋지게 어우러졌습니다. 절로 박자를 맞추어 발이 까딱거려졌습니다.
특히 장구의 박자는 알다가도 모를 박자였는데도 곡을 리드하기도 하면서 참 어울리는 연주가 되었습니다.
연주를 보다보니 문득 거문고를 배우고 싶다는 충동도 들었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관객과 국악인과의 사진촬영시간도 가졌습니다.

생애 처음 본 가곡공연은 참 아름다웠습니다. 
전통악기들의 소리도 아름다웠고 가곡도 아름다웠습니다.
나의 마음을 수양하게 해주었습니다.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것은 좋은 것인가 봅니다.

** ) 공연은 무료입니다. 금요일엔 상설공연도 열립니다. 모두 무료입니다.


가곡전수관 홈페이지 http://gagok.tistory.com/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