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경상남도

가깝지만 멀었던 양산 계원사 가는 길

커피믹스 2011. 1. 1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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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면 고생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는 여행중 일정이 순탄하게 진행이 안되고 머피의 법칙처럼 꼬이기만 할 때입니다.

그럴땐 머릿속엔 후회가 가득차 버립니다. 괜히 떠났어 ~~~ 괜히 떠났어 ~~~ . 그냥 따뜻한 집에서 일상의 여유를 즐겼어야

하는건데....

하지만 후회 해봤자 소용없습니다. 이미 일은 틀어져 버려 신속하게 다른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그런 것들이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겠지만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 건 사실입니다.


그 날도 경남의 여행지를 소개하기 위해 무작정 사진기를 들고 양산으로 향하였지요.

네비게이션에 의존해서 양산의 여행지를 몇 군데 찾아 갔었던지라 아무런 어려움 없이 계원사를 찾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계원사를 찾기에는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네비게이션에는 계원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적지인 계원사는 고속도로 지선위에 있다는 겁니다.

그 말을 무시하고 계속 진행했더니 결국 네비게이션은 고속도로에서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하는겁니다.

순간 포기를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찾기 힘든 곳이라면 별로 볼 게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한다는 게 영 찝찝합니다. 시간이 걸려도 계원사를 찾기로 했습니다. 일단 관광지도를 살펴봤습니다.

계원사는 양산남부시장 근처에 있었습니다. 양산 남부시장은 가 본 적이 있어서 일단 양산 남부시장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양산 남부시장 인근의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주인아저씨께 계원사 위치를 물었더니 주차장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며

절은 고속도로 너머에 있으며 건널목이 하나 있는데 거기를 건너 굴다리를 하나 지나서 산으로 올라가면 계원사라고 합니다. 

일단 아저씨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한참을 가도 주택만 보일뿐 건널목은 보이지 않습니다.

마침 산책하던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저기 산의 절을 가리킵니다.

산 속에 절이 시야에 들어옴과 동시에 아래 쪽에 도로와 건널목이 눈에 띄였습니다.

건널목을 건너려고 다가가니 건너편에 계원사라는 작은 간판과 굴다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간판이 반갑긴 했지만 너무 작아 눈에 잘 띄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굴다리안으로 들어가라는 표시가 없어서 아저씨의 설명이 없었다면 어디로 가야할 지 다시 우왕좌왕 했을 겁니다.



그나마 굴다리 입구의 중부동고분군,북부동산성이라는 간판은 크게 눈에 띄였습니다.

그렇지만 잘 모르는 사람은 굴다리로 가기 보다는 다른 길은 찾으려 할것입니다.

길을 찾는 표시가 더 자세히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굴다리를 지나면 고분도 볼 수 있나 봅니다. 굴다리 입구에서 잠시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굴다리는 제법 길었고 어두컴컴했습니다.사람이 다니는 길이 맞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낮이지만 뭔가가 튀어 나올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경남을 소개하는 경상남도 대표 블로그 따오기기자단 입니다.




무서운 마음을 극복하고 굴다리를 나오니 계원사를 알리는 반가운 간판이 보입니다.


여기서부터 등산을 할 수 있는지 등산로도 안내되어 있었습니다.

길은 두 갈래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계원사로 가는 길과 중부동 고분군으로 가는 길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계원사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올라가는 길 중간에 흙구멍사이로 동물의 움직임이 느껴졌습니다.

등에서 식은땀이 쫙 흘렀습니다.

발걸음을 좀 멈추었다 계원사가 어서 나타나기를 마음속으로 빌며 산길을 올라갔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다행히도 계원사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마음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처음 본 계원사는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공사인부들의 말에 의하면 주인이 바뀌어 확장공사를 한다고 했습니다.


요산채(스님들이 쉬시는 곳)를 새로 짓고 마당 한켠에는 석탑도 새로 만든 모양입니다.



절 여기저기를 둘러보았습니다.



바위아래 부처님이 양산시내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홍룡사 바위의 석불과 비슷하긴 한데 여기 계원사는 서 있는 석불이었습니다.



부처님 옆으로는 등산로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계원사는 전통사찰 제 48호입니다. 사명에 닭자를 쓰는 흔치 않는 사찰이며 경내 입구에는 천계정이라는 우물이 있는데

약수로 건강이 나쁜 사람들에게 효험이 있고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공사로 그 우물을 찾아 볼 수는 없었습니다.

우물에 대한 전설때문인지 작지만 신도가 제법 많고 활기찬 절이었습니다.


산신각



오늘의 여행을 돌아볼때 양산의  관광지를 알리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관광객이 관광지도만으로 관광지를 찾을 수 없다면 관광객은 그 곳에 가기를 포기할 것이고 그 지역에 대한 불신만 안고 

갈 거에요.

간판도 크게 절에 가는 길도 눈에 띄게 정비해야 양산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지 않으면 동네의 작은 절로만 만족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