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제주도

[느릿느릿 제주여행 4일차,5일차] 결항으로 하얀 눈 실컷 보고 정식, 크로플, 고기국수, 망고빙수,실컷 먹고 .

커피믹스 2024. 2. 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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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의 3박 일정을 끝내고 렌트카를 반납하러 갔다. 어제 그렇게 바람이 불고 비가 오더니 눈이 제법 쌓였다.

 

제주동부 숙소에서 묵었는데 동부는 눈이 조금 왔다. 공항 가는 길은 눈이 녹아서 제주공항까지 무사히 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집에 무사히 갈 줄 알았다.

 

 

제주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수속마치고 면세점 구경도 하고  점심도 먹고 집에 갈 준비를 했다. 오후 1시쯤 눈발만 약하게 날리고 있었다. 서귀포 올레시장에서 오메기떡과 초코렛 과자를 사서 집으로 갈 짐까지 짐이 많아졌다.

 

공항 바깥 풍경이 점점 희어지더니 비행기 지연소식이 하나씩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우리 비행기는 뜰거라고 생각했다. 망구 희망일뿐이었다. 우리 앞의 비행기도 결항 떳는데 그걸 보고도 집에 갈거라 생각한 우리. 한치앞을 몰랐지. 

 

공항 활주로가 눈으로 뒤덮여 쌓여버렸다. 지연이 결항으로 바뀌고 공항은 난리가 났다. 뉴스에 나오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급변풍에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결항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공항직원에게 물어보니 게이트로 가서 비행사의 안내를 따라라고 한다. 어서 가 봤더니 게이트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벌써 안내를 따라갔고 우리는 이제사 안내를 따라서 다시 항공사 티켓팅을 하러 갔다. 줄이 엄청났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줄지 않는 줄. 공항은 미리 들어가야 하기에 비행기가 뜰지 안뜰지 안에 들어가봐야 안다. 위기의 순간에 여러 말이 들려왔다. 내일도 비행기 안 뜬다더라. 기다리지 말고 새로 비행기 예매해야 한다러라 등등. 중간에 불만들도 많이 쏟아져 나왔다. 기다리다가 숙소는 급하게 잡았다. 그건 잘 했다. 다음날 항공권은 금액이 제법 올랐다. 몇번 튕겨서 포기했다. 근데 그게 잘 한거였다. 그 다음날 오후 늦게나 공항이 재개되었다. 공항은 답답하고 사람은 많고 짐도 있고 몇시간을 기다렸더니 항공사에서 결항된 항공권을 2일뒤의 가능한 시간으로 바꾸어주었다. 제주에서 2일을 자야한다. *천재지변으로 못 쓰는 항공권을 환불 안해준다더니 아니었다.항공사에 빨리 줄서는게 중요했다* .위기상황에선 틀린 정보도 많다.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공항에서 숙소를 가야하는데 눈이 와서 버스도 잘 안오고 택시도 잘 없고 제주공항에는 결항손님들의 버스,택시 줄이 어마어마했다. 저녁이 되어 배도 고프고 힘들고 일단 공항에서 식사를 먼저 했다. 식사를 하고 나와도 택시 줄은 어마어마했다. 카카오택시를 불러야 되나 어쩌나 고민하면서 택시 줄에 섰는데 어떤 아저씨가 15000원으로 제주시내에 갈 수 있다고 해서 다행히 숙소에 도착했다.숙소에서 너무 힘들어서 맥주 1캔씩 먹고 일찍 잠들었다. 그렇지 않겠지만 집에 못 갈까봐 살짝 걱정되었다. 그 다음날 아침에 창밖을 보니 눈은 계속 내리고 눈이 많이 쌓이고 있었다.

 

 

눈이 오니까 어디 다니지는 못하겠고 아침 먹고 커피를 마시고 숙소에서 뒹굴거리기로 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 친구가 열심히 찾은 제주도청 근처 식당이다.  숙소에서 걸어서 가능한 곳이고 눈이 내리는데도 아침을 한다고 하니 감사할 따름이다. 생선과 제육볶음, 비지찌개, 각종 반찬 , 계란후라이, 아주 잘 나오는 식당에다가 가격도 1만원으로 좋다. #서귀포모녀식당

 

 

숙소 앞에서 밥먹으러 가기전에 한컷 찍었다. 눈이 계속 내렸다. 눈으로 결항되었지만 제주5일차 잠시나마 낭만을 즐길 수 있었다. 물론 눈이 계속 온다면 낭만이 사라지겠지만.

 

 

제주 도청근처 공원에 눈이 가득 쌓였다. 사진으로 보니 아름답긴 하네. ㅎㅎ. 걷기는 힘들어도 지나보면 대단한 추억이 될거 같다. 겨울 삿포로 눈여행 많이 가는데 제주도도 이제 가능할거 같다. 단, 결항될 각오는 하고 와야 한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귤나무에 눈이 쌓인 풍경, 너무 예뻐서 인증샷을 찍었다.

 

밥먹고 아메리카노는 한잔 해야지. 근처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크로플을 시켰다. 눈이 와서 그런지 손님이 금방 꽉 차버렸다. 크로플도 맛있고 아메리카노는 진하고 여기 맛집이네. 순간 365일 여행만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어느 여행만 하는 유튜버는 일상이 그리워서 일상에 돌아오고 싶었다고 한다. 아쉬울때도 있어야 하는구나. 세상 모든일이 좋기만 한 건 아니구나.

 

카페가 이쁜데다가 눈이 와서 바깥 풍경이 예뻤다. 예쁜 풍경을 찍고 예쁜 공간을 찍고 사진첩에 저장된다. 핸드폰의 카메라는 누구나 가장 재밌는 쓸수 있다. #커피비터스윗 . 한참을 떠들다가 다시 눈길을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를 정주행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아이들로부터 많은 정보를 얻는다. 친구가 풍자 유튜브를 딸이 추천해 주었다며 같이 보았다. 여러 맛집을 다니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내가 snl을 보여줬더니 너무 재밌어한다. 깔깔거리고 뒹굴거리고 나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저녁에 눈은 그쳤는데 쌓인 눈에 발이 푹푹 들어간다. 이른 저녁을 먹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전부 다 맛집에 술집에 아무데나 가도 되는 동네였다. 제주시 연동에 익숙해 지는 날이지만 다음날에는 집으로 간다. 언제나 여행에서그 지역이 익숙해지면 떠나게 되더라고. 근처 고기국수집에서 고기국수와 비빔국수 아강발과 보말죽을 시켰다.

 

 

고기국수가 국물이 적당히 걸쭉하니 맛이 좋았다. 

 

아강발은 족발을 말하는 거였다. 소맥을 같이 곁들이니 적당히 취했다. 나쁜점은 배가 너무 불렀다는 것.

 

부른 배를 안고 근처의 디저트카페 망고홀릭을 갔다. 가게 내부가 동남아에 온 듯 한 인테리어가 예뻤다. 

 

제주 기념품도 팔고 냉장고엔 망고가 그득했다. 

 

망고 빙수와 망고요거트를 시켰는데  세가지 토핑이 곁들여 나왔다. 팥과 떡과 망고아이스크림. 

 

친구 한명이 위가 작아서 둘이서 이걸 해치웠다. 근데 녹을까봐 너무 빨리 먹다보니 고기국수 먹은지 얼마 안되는데 위가 놀란 듯했다. 게다가 오늘은 눈때문에 얼마 걷지를 않아서 과식상태였다. 숙소로 돌아가서 너무 배가 불러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하다가 잠이 든 둥 마는 둥 했거 다음날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갔다. #망고홀릭

 

눈은 완전히 그쳤고 제설작업도 거의 다 되어서 항공운항이 재개되고 있었다. 

 

비행기가 평소보다 많이 운행되어서 종이비행기처럼 비행기가 날아가는 풍경을 계속 지켜보았다. 결항으로 인해 3박4일이 아닌 5박 6일동안의 제주도 여행이 마무리 되었다. 눈으로 인해 이틀 더 묵었는데 두고두고 생각날 여행인 듯 하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 이때를 이야기하면서 웃겠지. 이제 제주도는 실컷 즐겨서 당분간은 미련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