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경상북도

[경북청송여행]신비로운 반영을 만들어내는 청송 주산지

커피믹스 2019. 2. 16. 12:23
300x250


 주위친구들 중에 해마다 사주나 철학을 보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나는 사주를 보는 편은 아닌데 나이가 들면서 사주 팔자가 있다는 생각이 많아집니다. 물론 노력하면 상황이 좋아지긴 하겠지만 기본적인 틀 안에서 인 것 같습니다. 사주에 물이 돈이라고 했던거 같기도 하고 사람이라고 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나는 강을 바라보는 풍경이 좋았습니다. (생각해 보면 보통 사람들은 강을 보고 평안함을 느낄 것 같습니다} .블로그 기자하면서 사진을 많이 찍으러 다니는데 저수지가 왠지 좋아서 저수지 기사를 많이 쓴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어느 저수지는 주소가 정확히 나오지 않아서 한참을 헤메고 어느 농촌마을을 빙빙 돌았던 기억도 있습니다. 실제 농사를 많이 짓던 우리 민족은 저수지를 많이 만들었고 요긴하게 활용했습니다. 그래서 유명한 풍경지가 탄생합니다. 밀양 위양지, 경북 청송 주산지, 경북 경산 반곡지 등등입니다. 경산 반곡지는 영화 허삼관 촬영지로 유명하고 밀양 위양지는 이팝나무 필 5월에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사진작가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경북 청송 주산지도 사진 찍는 사람들 틈에서 소소히 올라오고 있어서 알고 있었는데 여기가 허삼관 촬영지 반곡지로 착각했었습니다.



청송 주산지는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에 든다고 합니다. 주산지는 경종 원년인 1720년에 축조해서 이듬해인 1721년에 완공되었습니다. 길이 200m, 너비 100m, 수심 8m인 아담한 인공저수지로 완공 이후 300년 동안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며 수령이 20~150여년 된 왕버들 20여그루가 군락을 이루며 아름답다고 합니다. 주산지 주차장에는 청송사과를 파는 가게가 몇 개 있습니다.



노점을 몇 개 지나니 주산지 왕버들길이라는 팻말이 나옵니다. 주산지 주차장에서 어디로 가야할 지 이정표가 없어서 긴가민가 하며 올라왔습니다. 길안내 할 이정표를 정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내려올 때 어느 부부도 여기가 맞나며 물어보았습니다.



주산지로 올라가 봅니다. 이런 숲 길을 조금만 가면 될 듯 합니다. 아침 공기도 좋고 숲길이라 상쾌하긴 한데 어제 밤 먹은 맥주 때문에 배가 살살 아파옵니다. 배 아픔을 참으며 일단은 올라가야 합니다. 그리 멀지 않았으니 거기에는 화장실이 있겠죠. 나이가 드니 장이 조절이 안되는지 좀 전 까지 아무 이상 없던 장이 심하게 운동을 하나 봅니다.



다행히 멀지 않은 거리에 주산지 저수지가 보이고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생리현상을 해결하고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주산지를 둘러 보았습니다.




청송 주산지는 농업용수를 모아두기 위한 인공 저수지로 경종 원년(1720) 8월에 착공해 이듬해 10월에 완공되었습니다. 주산지 입구 바위에는 주산지 축조에 공이 큰 이진표를 기리는 송덕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이진표의 후손 월성이씨들과 조세만이 1771년 세운 것입니다. 주산지는 심한 가뭄에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으며 현재 13.7ha의 농지에 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주산지 물은 주산현 꼭대기에 있는 별바위에서 시작해 주산지에 머물렀다가 주산천으로 흘러 내려갑니다. 주산지의 주위는 울창한 수림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저수지 가운데 능수버들과 왕버들이 물에 잠긴 채 자라고 있어 신비한 풍광을 이룹니다. 사계절 바뀌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경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촬영되면서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주산지 조망대까지는 200 m 가 남았습니다. 생각보다 조망대가 가깝습니다. 



주산지에는 뜨거운 화산재가 엉겨붙어 만들어진 용결응회암이라는 치밀하고 단단한 암석이 아래에 있고 그 위로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이 쌓여 전체적으로 큰 그릇과  같은 지형을 이룹니다. 비가 오면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층이 스펀지처럼 물을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물을 흘려보내기에 풍부한 수량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주산지로 놀러 오신 아주머니 부대를 뒤따라 가다 보니 저수지 가까이 만들어진 넓은 데크가 보입니다.




왕버들 바로 옆 까지 넓은 데크와 쉼터가 꾸며져 있습니다. 어머님들은 인증샷 찍기 바쁩니다. 겨울이라 나무가 앙상하게 가지만 남았는데 어머님들의 빨간잠바가 그나마 겨울풍경을 위로해 주는 듯 합니다.



가까이에서 본 왕버들나무는 겨울이라 이파리가 없습니다. 물 속에 잠겨 있는 걸 보니 신기합니다. 봄이면 아주 풍경이 아름다웠을 것입니다.




데크에서 바라 본 입구쪽 풍경. 물은 잔잔하게 흐르는 듯 합니다.

 


건너편 풍경 흐릿하게나마 반영이 보입니다. 




아침햇살에 주산지가 반짝거려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반짝임을 찍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 속에 뿌리 내린 왕버들의 모습을 보니 아주 오래 된 신선들이 나오던 영화가 생각납니다.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첫번째 데크를 지나서 주산지 조망대까지 왔다. 어머니 부대가 한 팀 더왔습니다. 주산지의 봄과 여름 사진이 있는데 정말 멋있고 아름답습니다. 봄에 다시 올 수 있으면 와 봐야겠습니다.




해가 아까보다 많이 비쳐 물이 더 반짝거리지만 카메라에는 잘 잡히지 않습니다.



주산지 조망대에는 버들나무 군락이 더 많고 아름답습니다. 




주산지를 나와서 입구 쪽에 주산지 전체 조망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나룻배도 한 척 정박해 있는 곳이네요.




여기서는 주산지의 반영을제대로 담을 수 있습니다. 자연데칼코마니 그림입니다. 멋진 풍경이에요.




나무가 물에 비치는 풍경이 잔잔히 흐르는 물에 반영이 색다릅니다.



자연 데칼코마니 작품을 여러 개 만들어 보았어요. 



저수지는 거울이죠 ~ 나무와 자연을 그대로 담아주는 거울입니다. 주산지의 나무는 늘 저수지를 보며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네요. 봄이라면 파릇한 나무의 모습에 참 아름다웠을것 같습니다.



위쪽에는 물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가뭄이 심해도 물이 늘 차 있다니 신기한 곳이긴 합니다. 신비로운 분위기의 청송 주산지는 엄마처럼 푸근하지만 신비로운 느낌에 반영이 너무 아름다운 곳입니다. 청송에서 꼭 가볼만한 곳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