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경상남도

뻔하지 않은 노무현 기념관 (깨어있는 시민문화체험관)

커피믹스 2022. 8. 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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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 봉하마을에 노무현 기념관 (깨어있는 시민문화체험관)이 임시개관 하였다 해서 방문해 보았다. 오랜만의 방문이었는데 봉하마을은 많이 바뀐 모습이었다. 전보다 더 깔끔하고 정리된 느낌에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핫도그 가게도 눈길을 끌었다. 

 

봉하음악회가 열리는 잔디밭은 초록이 한창이었다. 아주 푸른 잔디에 큰나무는 힐링 그 자체였다. 김밥 한줄 먹고 편히 쉬었다 가기 좋은 정원이었다. 잔디위에 앉아서 사진을 찍어보면 배경으로 너무 좋다.

 

노무현 기념관은 2022년 8월 21일까지 시범개관으로 무료관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양력생일인 2022년 9월 1일부터는 정식개관이다.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 본다. 총 10개의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1 전시관은 탄생을 다루고 있다.

 

1946년 9월 1일 노무현은 태어났다. 대통령이 될 인물이 태어난 날이다. 미래를 보지 못하지만 미래에서 과거를 돌아보면 미래와 연관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하나의 퍼즐을 맞추듯이 어느 정도 앞뒤가 맞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시실 복도 왼쪽벽은 노무현 대통령이 태어나던 1946년부터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고 오른쪽벽은 노무현 대통령 개인의 역사를 기록해 놓았다. 대비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마치 잘 설명해 놓은 역사책 같다. 1946년에는 제1차 미,소 공동위원회 결렬, 신탁통치를 둘러싼 내부 분열, 대구 10.1사건, 국민학교 의무교육 실시 등의 사건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1953년 김해 진영 대창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소년 노무현은 단단하고 야무져 돌콩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자존심이 강했고 지기 싫어했으며 질문이 많았다. 3학년 때 공부를 제일 잘했고 아주 조리있게 발표를 잘했다고 한다. 4학년 매주 토요일마다 회의를 하는데 거기 어린이 회장이 되었다.

중학교 생활기록부를 보면 재밌는 부분이 있다. 선생님의 의견난에 1학년에는 필요없는 질문을 하는 버릇이 있다고 적혀있다. 2학년에는 자주성과 정치감이 강하며 학급지도적 입장에 있다고 적혀 있고 3학년에는 두뇌명철 사리 판단력이 풍부하고 비타협적이라고 적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중학교에 이미 정치인이 될 기미가 보였던 듯 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부일장학금을 받으며 부산상고를 졸업했고 어망회사 '삼해공업'에 취직했다. 월급은 2700원, 하숙비도 되지 않았다. 막연하게 꿈꾸던 사법시험을 보기로 마음먹었다. 고시 책 몇권과 기타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60명을 뽑는 시험을 통과하는 것은 너무도 어려운 듯 했다.

 

아버지가 감나무 밭을 일군 뱀산 기슭에 마옥당을 지었다. 그곳에서 혼자 법전을 읽으며 사법시험을 준비했다.전기가 안 들어와 밤에 촛불을 켜야 했고 들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이었다.

 

1975년 3월 27일 고향 친국가 전한 신문에는 제17회 사법시험 합격자 명단에 고졸 노무현이 있었다. 권양숙 여사는 남편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1978년 5월 부산에서 변호사로 개업했다. 부동산 등기업무를 시작했고 부동산 시장의 호황을 타고 크게 성공했다. 세무 전변호사로 부산.경남 지역에 이름을 알렸다. 잠시 삶을 옥죄었던 가난을 벗어났다는 성취감,안도감,안락함을 맛보았다.

 

1981년 9월 김광일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부림사건 변론을 맡았다. 피고인들을 만나서 분노했고 변론을 준비하면서 역사와 사회에 눈을 떴고 스스로를 의식화 했다. 

 

노무현 대통령 하면 노사모를 빼놓을 수 없다. 노사모의 돼지저금통이 하나의 작품으로 남아 있다. 노사모는 정치팬덤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을듯.

 

전시관이 다 알차고 좋았지만 특히나 우람한 나무는 시선을 끌었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기를 나무로 표현하였는데 아주 볼만한 작품이었다.

 

우람한 나무

우람한 나무 마지막 장면이다. 끝까지 다 보면 더 멋지다.

 

신문을 이용한 전시관은 디자인이 세련되었으며 내용또한 볼 게 많았다. 인증샷의 배경으로도 멋있을것 같다.

 

참여정부를 말한다. 전시관에서는 터치하면 그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지막 전시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목소리가 나오는 영상이 나온다. 천장의 노란 바람개비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면 재밌는 사진이 된다. 노무현 기념관은 이런 재밌는 구도를 추가한 치밀한 전시관이다.

 

전시관을 나오면 입구에서 내가 적은 방명록 글귀가 모니터에 보여져서 찾는 재미가 있다.

 

전시를 다보고 나오면 휴게실이 널찍하게 있고 

노무현의 서재와 쉼터가 있다. 여기서 한참 쉬었다 가도 된다.

 

푸른 밭이 보이는 시청각실

노무현 기념관을 다 둘러보고 나오니 하나하나 세심하게 뻔하지 않은 기획으로 관람자의 재미를 더해주어 기념관 관람이 더없이 즐거웠고 뿌듯했다. 기념관 실내에서 쉴곳도 많고 바깥 봉하마을에도 쉴 곳은 많으니 김해의 명소가 될거 같다. 아니 원래 명소였지만 더 업그레이드 된 듯하다. 9월 1일 개관이후 많은 이들이 찾아 올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