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할머니 댁엔 신기한게 많다. 이름모를 이쁜 꽃도 있고 커다란 사다리도 있다. 사다리는 주택지붕으로 올라가게 놓여져 있었다. 아파트인 우리집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사다리는 어서 지붕으로 올라오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겁이 없는 내가 먼저 올라가 보았다. 태권도를 시작한 나는 요즘 더 씩씩하고 활달하다. 지붕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모든게 발 아래다. 이웃집도 골목길도 슈퍼도 모두 발아래다. 저 멀리 시장도 보인다. 지붕에서 제일 높은 곳에 이렇게 걸터 앉으니 말을 타는 것 같다. 떨어질 염려도 없이 안전한 느낌이다. 저 쪽 풍경도 멋지다. 누나가 위험하다고 얼른 내려오라고 한다. 난 재밌다고 누나더러 올라오라고 한다. 지붕이 이렇게 아늑한 곳인지 몰랐다. 지붕위에 엎드려 본다. 하늘 한번 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