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아이들 이야기

할아버지도 화이트데이 챙겨야 할까요?

커피믹스 2010. 3. 1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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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친정에 저녁식사를 하러갔습니다. 저녁식사로 돼지갈비재료를 사고 딸기 그리고 몽쉘을 2통 샀습니다. 
 몽쉘은 외할아버지가 집에 계시니 간식거리로 드리라고 사게 되었습니다. 마침 그날이 화이트데이 전날이었지요.

 제가 결혼하기전 아버지의 고향에 같이 간 적이 있었지요. 그럴때마다 읍내 장에 들러서 꼭 사는게 있었습니다. 사탕과 과자류였어요.
시골에 남아 계시는 친척 할머니들, 할아버지들 주신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때 이해가 잘 안되었습니다. 할머니 , 할아버지께서 과연 과자를 먹을까
싶었습니다. 그 의문은 결혼후 친정아버지가 백발의 할아버지가 되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젊었을때 과자나 사탕을 입에도 안 대시던 친정아버지가 초코파이나 사탕류를 찾으시고 즐기시는 겁니다. 
할아버지가 되면 자연히 활동도 덜 하게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다보면 아무래도 간식거리가 찾아지는가 봅니다.

 아이들이 외할아버지께 몽쉘을 갔다 드립니다.

" 외할아버지 이거 할머니랑 같이 드세요. "

" 너희 외할머니 살 찌니까 안 줘도 돼. "

" 안돼요. 할머니도 드려야죠. "

그러면서 아이들은 2가지 종류의 몽쉘을 골고루 섞어서 2모둠으로 만듭니다. 물론 아이들이 얻어먹을것 몇개를 빼고 말이죠.

아이들중 누군가가 한마디 합니다.

" 할아버지 할머니한테 잘해주세요. 좀 챙기세요. "

" .... "

저희 아들도 한마디 합니다.

" 맞아요, 내일 화이트데이인데 할머니한테 초콜렛도 안주시면서. "

" 우리아빠는 엄마한테 초콜릿 줬어요. 할아버지는 할머니랑 같이 살면서 그런거 챙기셔야죠. "

외할아버지는 약간의 미소를 띄며 아무 말씀이 없으십니다.
옆에서 듣고 있는 우리들은 웃음이 터집니다. 
외할아버지는 성격이 완고하시고 고리타분한 분이신데 그런분을 이길 사람은 아이들 밖에 없군요.

과연 내년에 외할아버지가 화이트데이를 챙길까요? 
그건 아니라도 할머니를 챙길까요?      정말 궁금해지네요.